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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활자

임인호

전 세계에 고려시대 전통 주조법을 알린 금속활자장

  • 공 방 명

    무설금속활자

  • 분      야

    금속활자

  • 지      역

    괴산

  • 활      동

    금속활자 복원과 전승

 가장 완벽에 가까운,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장인 오국진 스승에게 금속활자장 이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78판 복원, 100년 후 문화재 될 것이라는 신념 있어

독일 구텐베르그박물관에서 금속활자 주조법 공개 시연해 전 세계에 고려시대 주조법 알려

대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아들에게 네가 해줬으면 좋겠다권해

학생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금속활자 제작과정 설명 및 시연행사 매주 진행

후진양성을 위해 밀랍자 새기기, 조판하기, 능화판 새기기 등 금속활자전문교육 담당

 

 

임인호(59) 금속활자장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 원본이 현재 충북 청주에 없지만 복원본이 100년 후 문화재가 될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

충북 청주에서 직지를 간행한 흥덕사지 터가 발굴된 이후 임인호 금속활자장의 스승인 오국진 선생이 처음으로 직지의 첫 장을 복원했다. 오국진 선생은 1996년 국가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으로 인정되었지만 2008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스승님은 가장 완벽에 가까운 장인이었습니다. 오차를 허용하지 않았죠.”

스승의 철저하고 꼼꼼한 수련으로 뒤를 잇게 된 임인호 활자장이 200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보유자로 지정돼 2011년부터 4년에 걸쳐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78판을 복원했다.

금속활자는 활판 인쇄를 하기 위해 쇠붙이를 녹여 주형에 부어서 만든 활자다. 목활자에 비해 단단하고, 여러 번 쓸 수 있고 녹여서 다시 쓰기도 한다. 목판의 일회성에 비해 다양한 책을 인쇄할 수 있게 돼 인류의 인쇄문화 발전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속활자장은 금속을 녹여 주형에 부어서 각종 크기의 활자를 만들고 책을 인쇄하는 장인을 말한다. 금속재료는 구리, 주석, 아연, , 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금속활자 제작에는 종이, 모필, , 벼루 등 서사 도구류와 칼, 가위, , 작두 등 종이류 절단도구, 화덕, 도가니, 물판, , 주형 등 밀랍이나 금속재를 녹이는데 쓰이는 도구, 조판도구, 인출도구, 활자보관함 등 수 많은 제작도구들이 사용된다.

금속활자 주조에는 밀랍주조법과 나무에 글자를 새겨 어미자를 만들고 주물사에 거푸집을 만들어 그 사이에 쇳물을 부어서 활자를 만드는 주물사주조법이 있다.

밀랍주조법에 의해 제작된 직지활자본은 밀랍에 새긴 밀랍 자를 흙으로 싸서 구워 밀랍을 녹여 생긴 공간에 쇳물을 부어 활자를 만드는 방법이다. 우선 정제된 밀랍으로 어미자를 만들 밀랍대를 만든 후 선정된 글자본을 뒤집어 붙인다. 뒤집어 붙인 글자본에 따라 글자를 양각으로 새긴 후 한 자 한 자 잘라낸 다음 밀랍봉에 붙인다.

다음에는 밀랍자가 붙은 가지를 밀랍가지 탕도에 하나씩 붙인다. 탕도가 완성되면 황토나 모래, 이암 등을 적당한 비율로 반죽한 주형토로 감싸 주형을 만든다. 주형이 건조된 후 밀랍을 녹여 내고 그사이에 쇳물을 붓는다. 쇳물이 식으면 주형을 깨트려 활자가지 쇠를 분리하고 활자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글자 면을 다듬어 완성한다.

마지막 조판 작업으로 들어가 먼저 밀랍을 계선 사이에 깔고 열을 가해 녹인 후 완성된 활자를 인판 틀에 배열하고 인쇄하기 쉽도록 수평을 잡는다. 마지막으로 인쇄를 하는데, 활자 면에 잘 묻는 유연먹(기름먹)을 칠하고 그 위에 한지를 놓고 인체를 사용해 골고루 문지른다.

이렇듯 섬세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글자가 만들어지는 금속활자의 발명 덕분에 같은 책을 여러 권 찍어 많은 사람이 나눠 볼 수 있다는 정보전달의 혁명을 이룬 셈이다. ‘직지는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인쇄본으로 인정돼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직지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임을 인정받은 데는 금속활자 주조법을 복원한 오국진 선생과 임인호 활자장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금속활자 복원을 위해 평생 일해 왔지만 경제적인 논리를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국가의 도움을 받는 일이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만, 국가문화재지정이 안 됐다면 벌써 다른 길로 갔겠죠. 청주시가 전수관도 지어 주고 나름 공을 들이고 있는데, 후학을 남기지 않으면 대가 끊기겠죠. 돈도 안되고 힘든 일을 누가 배우려고 할까요? 대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중압감이 크던 차에 아들놈이 해보겠다고 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아들 임규헌(32)씨가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사가 됐지만 금속활자의 사업화와 현대화를 통해 맥을 잇는 일이 활자장의 남은 큰 과제다. 아들에게 네가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시작됐지만 현실을 이겨나가려면 현재 활자장의 몫이 크다는 책임감이 있다.

임인호 활자장은 오국진 선생에게 이수를 받아 2004년 금속활자장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되었다. 2005년에는 독일 프랑크프르트 국제도서전에서 금속활자주조시연을 진행했으며 2006년부터 금속활자 주조 및 인쇄기술사 복원 연구에 참여했다.

독일 마인쯔 구텐베르그박물관에서 금속활자 주조법을 공개 시연해 전 세계에 고려시대 때 금속활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9년 인쇄문화 대상을 수상하고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왕실주조 금속활자 45종을 복원했다.

현재 청주시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학생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금속활자 제작과정 설명 및 시연행사를 매주 진행하고 있으며, 후진양성을 위해 밀랍자 새기기, 조판하기, 능화판 새기기 등 금속활자전문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202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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