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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Artist in Chungb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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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이해은

우리의 깊은 전통을 이야기하면서 생활에 스며든 음양의 우주를 표현

  • 공 방 명

    청주시한국공예관 공예스튜디오

  • 분      야

    가죽

  • 지      역

    청주

  • 활      동

    가죽, 섬유 작업

드라마 의 침장디자인을 담당, 남은 천조각 아까워 조각보 설치 작업 시작

가죽공예 접하고 한지, 옻칠, 먹염 등 필요한 공부에 매진

옛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보는 눈을 키워라는 아버지 가르침 근본

자연의 아름다움처럼 깊은 우리의 전통을 이야기하면서 생활에 스며든 음양의 우주를 표현

 

이해은(52) 가죽공예가를 가죽공예가라고 부르기에는 언어의 한계가 있다. 이해은 작가는 전통과 현대적 가치를 융합하며 옻칠한지를 이용한 가방과 구두, 모자 등 실제 쓰일 수 있는 소품을 제작한다.

이 같은 소품 제작에는 한지는 물론 가죽, 금속, 폐비닐, 재활용 현수막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다. 작가가 여러 재료를 섭렵하게 된 데는 나름의 고단한 과정이 동반되었다.

청주대학교에서는 섬유학과를 졸업했다. 전통자수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다. 침선장에게 한복의 매듭과 자수를 배웠기에 집안을 꾸미는데 활용했다. 그러던 중 드라마 의 침장디자인을 담당하게 됐다. 이때 비싼 원단으로 옷을 만들고 남은 천조각이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다. 남은 원단 조각을 붙여 조각보 설치 작업한 것이 재료 활용의 기본이 된 것이다.

서른이 되었을 때 자신을 위한 선물로 일본 여행을 갔다 가죽공예를 접했다. 조각보라는 소재의 변화를 주고 싶어 옻칠을 배우고, 전주문화산업대학원에서 한지를 공부했다. 한 문헌에서 한지 갑옷이 있었다는 기록을 보고 한지에 옻칠을 해 견고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옻칠한지가방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작업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2011년에는 서울 패션위크에 초대돼 옻칠한지 가방을 선보이는 등 이해은 작가라는 브랜드가 탄생되었다.

한지에 옻을 사용할 경우 한지가 옻을 그대로 흡수해 버려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던 중 먹염색이 정답인 것을 발견했다. 먹염이 한지와 옻 사이의 방패가 돼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후 한지에 먹염을 하고 옻칠한 모자, 가방 등을 제작해 왔다.

작품을 생활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필요했다. 한지를 여러 겹 붙여 먹염과 옻칠 과정을 거치고 주름을 잡는다. 이 한지에 자수를 놓거나 표면처리를 하면 천이 된다. 원하는 형태로 재단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존보다 2배 이상 인장강도와 마모율이 개선된 옻칠한지원단을 개발, 특허출원 했다. 이 기술은 일본과 독일 등에도 소개되었다.
 

최근 작가는 옛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밴 탓인지, 버려지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다. 비닐이나 신문지, 폐현수막, 폐자재 등 버려지는 물건을 새활용해 다시 쓰이는 선순환의 가치에 대해 고민한다. 폐자재를 활용해 의상을 만들고, 가방이나 우산, 모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옛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보는 눈을 키워라하신 아버지의 가르침이 문득문득 떠올라요. 사람들이 쓰고 버린 것을 소중하게만 생각하지 않고 이것을 어떻게 다시 다른 사람에게 잘 쓰일 수 있을지,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공예로 재탄생되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 이것이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취지와도 맞는 게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작가는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해 종이, 비닐, 가죽, 한지 등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죽공예기법을 차용하고 한지 염색, 옻칠, 바느질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작가가 원하는 형태와 디자인을 만들어간다.

작가는 서울에서 자라 청주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청주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주시한국공예관 공예스튜디오 입주는 작가로서 큰 혜택이었다. 그동안 전주대 외래교수, 부산과학기술대 겸임교수 등 가르치고 개발하는 일에 전념하느라 작품 창작에 소홀했던 맥을 다시 찾게 해 주었다.

학창시절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았어요. 대신 청주로 왔죠. 청주라는 도시가 저의 자존감을 키워줬어요. 일중독이 있어 늘 뭔가를 해야 했고, 미친 듯이 일을 하다 공예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작품 창작에 매진할 수 있게 돼 감사해요. 작품에 청주를 담아내 청주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어요.”
 

작가의 디자인에는 언제나 한국적인 것이 숨어 있다. 옛사람이 사용하던 복주머니, 귀주머니, 쌈지 등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이를 기본으로 변형하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처럼 깊은 우리의 전통을 이야기하면서 한지의 흡수성에 관심을 갖고 수묵화적인 느낌을 디자인에 접목하고 있다. 수묵 느낌의 흑백 작품들은 생활에 스며든 음양의 우주를 표현한다.

갈수록 한지와 옻 가격이 비싸지고 있어 재료 구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에 전통의 미를 가미하고 세련미를 더해 만들어내는 것도 작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해은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은 물론 2017년 프랑크프르트 페이퍼 월드, 2018년 밀라노 장인박람회 등 해와 전시 및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한 바 있다. 시드니 한국총영사관과 캐나다 주재 한국대사관에 작품이 설치돼 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202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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