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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Artist in Chungb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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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정미자

단단함으로 끊임없이 견디는 금속의 속성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우다

  • 공 방 명

    돌멩이

  • 분      야

    금속

  • 지      역

    음성

  • 활      동

    금속공예 작업

2022년 대한민국 전통공예 금속명장 제23-030호로 지정

장신구에서 차도구, 조형미를 가미한 입체작품으로 확장해 가는 중

단단함으로 끊임없이 견디는 금속의 속성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워

  

금속알레르기가 있어 손이 망가지고 손목터널증후군에 목디스크까지 감수하며 금속작업을 하고있는 정미자(50) 금속공예명장. 명장은 공예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한다. 답은 정서적인 위로다. 정서적인 안정 속에서 작업을 하지 못한다면 공예작업을 지속할 수 없을뿐더러 창의적인 작품이 나올 수 없음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관련 업종에 취직해 회계업무를 맡아 열심히 일했다. 몇 년 저축해 돈도 모았으나 20대 중반에 막연한 회의가 들어 뭔가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그 무렵 친구가 기능대학에서 귀금속공예과를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평소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변화에 대한 목마름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용기를 주었다.

시작하고 보니 의외로 재미있었다. 공주대 조형학부에서 쥬얼리디자인을 전공하고 본격적으로 금속공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2년 공방 돌멩이를 창업하고 재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투잡하며 운영해나갔다. 창업하고 15년은 다른 곳에서 일해 월급을 받아 은판을 주문해 작업할 만큼 어려웠다.

재료비 걱정은 안 할 정도가 되자 그제야 하고 싶은 작업을 맘껏 할 수 있었다. 3년은 미친 듯이 작업했다. 이렇게 10년 정도 작업량이 쌓이자 여기저기서 주문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금속공예가로서 명성이 굳어지면서 제19호 충청북도공예명인으로 지정되었고, 2022년에는 대한민국 전통공예 금속명장 제23-030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이쯤 되자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나라에서 굶기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안하게 작업에만 몰두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명장에게도 최근 또 한 번의 위기가 있었다. 전 국민이 다 겪은 코로나 19가 가져온 한파다. 문화예술 분야가 많은 타격을 입었지만 공예 업계도 만만치 않게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 기간을 겪으며 명장은 묘한 생존본능을 느꼈다고 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오히려 작업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처음 저를 가르친 교수님들은 작업에 재능이 없어 공방 창업하는 것을 말렸어요. 하지만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게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죠. 비록 타고난 재능은 없지만 죽을 때까지 노력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함으로 끊임없이 견디는 금속의 속성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웠습니다.”
 

명장은 금속이 끊임없이 진화하며 인류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로운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을 좋아한다. 초기에는 장신구를 주로 작업하다 차도구를 만들고, 조형미를 가미한 입체작품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도시에서 작업하다 공방을 고향인 음성군 대소면으로 옮겼다. 나고 자란 공간에서 버티며 살고 싶어졌다. 오랜 세월 작업하다 보니 명장도 금속의 속성과 닮아가는 것을 느낀다. 예민하고 날카롭고 차갑다.

금속에서는 보석을 빼놓고 작업할 수 없다. 무채색이라는 금속의 한계에 보석을 넣어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담아낸다. 명장이 추구하는 디자인은 자연스럽고 익숙한 것을 끌어다 사용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흔히 보았던 들꽃과 나무 등을 모티브로 그때그때 테마를 달리해 만들어낸다.

명장의 작품은 잊혀진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다가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에 대한 애틋함을 불러온다. 사라진 것들이 가진 의미를 깨닫게 한다. 과거 왕비가 사용하던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명장의 몫이었다.
 

최근에는 연꽃잎 모양에 빠졌다. 차도구와 연()의 어우러짐이 좋아 찻잔에 연잎 모양을 응용해 보았다. 마음에 들었다. ()을 만들고 이어가고 그러던 지난 시간을 작품 에 담았다. 명장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새기고 두드린다.

정미자 금속공예명장은 2008년 첫 개인전 Art&Craft 2008 ‘수줍음’(충주)을 시작으로 금속 장신구 2인전(대구), 2021년 청주공예비엔날레 시연 및 전시 등 다수의 전시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202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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