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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장(도지정무형문화재 제19호)

조준석

선조들의 전통악기를 복원하여 이어오다

  • 공 방 명

    난계국악기제작촌

  • 분      야

    악기장(도지정무형문화재 제19호)

  • 지      역

    영동

  • 활      동

    악기 제작, 전통악기 복원과 연구

광주서 정착해 신창동 마한시대 10현가야금 복원 성공해 명성 얻어

영동 남계국악촌 입주해 국악문화 정체성 확립과 활성화위해 다양한 활동 펼쳐

수십 년 자연건조과정 거치기 위해 목재 미리 사서 쟁여놓아

전통악기 제작 계승에 책임감을 느껴... 선조들 작업과정 기록화하는 일 과제
 

십일 남매 중 막둥이로 큰 형님에게 악기 제작을 전수 받아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악기장이 되었다. 충북 영동군 난계국악의 초석을 다진 조준석(61) 악기장이다.

전북 장수가 고향인 악기장은 삼촌이 서울에서 국악사를 운영하며 악기제작 일에 종사했고 큰형님 조대석 역시 삼촌을 스승으로 삼아 악기제작 일에 종사했다. 악기장은 17세에 학업을 접고 서울로 상경, 민속국악사를 운영하던 형님에게 가 가야금, 해금 등 현악기 제작자 수련을 받았다. 집안의 4형제가 악기를 제작해 집안의 업이 된 셈이다.

1985년 형님으로부터 독립해 광주로 내려와 남도국악사를 운영하게 되었다. 나름 현악기 제작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막내지만 4형제 중 유난히 악기장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된 것은 유물로 출토된 고대악기를 복원한 데서 비롯됐다.

1997년 어느 날 광주 신창동유적지에서 2천 년 전 마한시대 악기가 출토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무작정 찾아갔다. 재료와 디자인 등 악기 상태를 직접 보고 재현해 보겠다고 공헌했다. 2년에 걸쳐 10현가야금 복원 작업을 완성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 대전 월평동 백제 8현가야금, 하남 이성산성 요고, 2020년 백제금동대향로 오악사 악기복권 작업을 완성해 박물관에 기증했다.

악기장이 충북으로 오게 된 데는 국악기의 뿌리인 난계 박연선생 때문이다. 영동군 관계자들이 1999년부터 찾아와 난계국악을 부흥시켜보겠다며 여러 번 설득한 때문이다.

오직 박연선생을 기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영동으로 이사 오는 데만 1년이 소요될 만큼 어려운 일이었죠. 아내와 아이들은 광주에 두고 주말 부부하며 젊음을 영동에서 보낸 셈이죠.”

악기장은 영동 난계국악기제작촌에 입주해 제작기술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후진양성과 함께 대중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난계국악축제에 참여하는 등 영동의 국악문화 정체성 확립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전통국악기 체험프로그램 운영 및 수많은 공개행사를 가졌으며 전수생을 모집, 현재 11명의 제자를 배출해 제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악기 제작의 가계에서 성장해 악기 제작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알면서 뛰어든 데는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부지런한 천성 덕분이다. 겁을 내지 않은 것이다. 악기장이 악기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울림통과 현이다. 이들이 소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바이올린 명품이 목재의 자연건조만 5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악기도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죠. 돈만 있으면 오동나무, 밤나무, 벚나무, 대나무 뿌리 등 현악기 제작에 필요한 목재를 사서 자연건조시키기 위해 쟁여 놓습니다.”

하나의 가야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30년 이상 된 오동나무가 필요하다. 원목이 준비되면 건조과정을 거쳐 대패작업으로 다듬는다. 울림통을 형성하기 위해 앞판 속면에 아교를 칠해 쫄대를 붙이고 윗부분에 현이 통과할 수 있도록 속감을 붙인다. 뒷판 작업은 40년 이상된 밤나무를 사용해 달, 구름, 해 등 모양내기 작업을 한다.
 

앞판과 뒷판을 아교칠한 후 울림통을 형성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묶어 놓는다. 이후 인두작업으로 나무 자체의 진을 뽑아 올려 자연적인 색을 낸다. 악기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변붙이기 작업을 하고 머리 부분에 현이 삽입될 수 있게 홈을 판다. 악기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기 위해 문양으로 장식하고 참죽나무로 현침작업을 마치면 악기에 부들줄을 걸기 위한 봉미작업을 하고, 참죽나무를 이용해 발감작업을 한다. 명주실 원사로 현 작업을 하고 줄을 걸어 음을 맞추면 하나의 가야금이 완성되는 것이다.

악기장은 온전히 수천 번 사람의 손길이 가야 만들어지는 전통악기제작이 갈수록 쇠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앞서 전승을 받은 사람으로 전통악기 제작의 계승에 누구보다 책임감을 느낀다. 선조들의 작업과정을 기록화하는 일을 과제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악기의 대중화를 위해 전통을 지키되, 현대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악기를 개량화하는 것도 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202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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